四佳集書(사가시집 제44권) 문정공(諱 繼禧)에 대한 만사(挽詞)
시류(詩類) 저자/서거정(徐居正)
한 찬성(韓贊成) 계희(繼禧) 에 대한 만사(挽詞)
어려서부터 백발이 성성토록 종유했으되 / 髫齔相從白髮新(초츤상종백발신)
중간의 교의는 흡사 뇌진처럼 결탁했는데 / 中間交道托雷陳(중간교도탁뢰진)
산두의 명성은 바로 창려와 같았었고 / 聲名山斗昌黎是(성명산두창려시)
대대로 전한 가풍은 유항을 계승했네 / 家業箕裘柳巷親(가업기구류항친)
지위 명망은 이공으로 삼공을 보좌했고 / 位望貳公居鼎鼐(위망이공거정내)
초상화는 천추에 기린각에 빛나리로다 / 圖形千載照麒麟(도형천재조기린)
서풍에 깊은 정 눈물을 남김없이 뿌려라 / 西風灑盡情鍾淚(서풍쇄진정종루)
다시는 인간에서 이런 옥인 못 보고말고 / 無復人間見玉人(무부인간견옥인)
[주D-001]중간의 …… 결탁했는데 : 뇌진(雷陳)은 후한(後漢) 때의 뇌의(雷義)와 진중(陳重)이다. 이 두 사람은 젊어서부터 교정(交情)이 매우 두터워 일찍이 태수가 진중을 효렴(孝廉)으로 천거했을 때는 진중이 이를 뇌의에게 양보하여 뇌의 또한 그 명년에 효렴으로 천거되었고, 뒤에 둘이 똑같이 상서랑(尙書郞)에 임명되었다가 뇌의가 파출되자 진중 또한 병을 핑계로 벼슬을 그만두었다. 그 후 뇌의가 무재(茂才)에 천거되어서는 이를 진중에게 양보했으나 자사가 들어주지 않자, 뇌의는 마침내 거짓으로 미치광이가 되어 무재의 천거에 끝내 응하지 않았으므로, 향리 사람들이 말하기를 “교칠이 스스로 견고하다고 하지만, 뇌의와 진중의 사이만은 못하리라.〔膠漆自謂堅 不如陳與雷〕”라고까지 했다 한다. 《後漢書 卷81 陳重雷義列傳》
[주D-002]산두(山斗)의 …… 같았었고 : 창려(昌黎)는 곧 창려 백(昌黎伯)에 봉해진 한유(韓愈)를 가리킨다. 《당서(唐書)》 한유열전(韓愈列傳) 찬(贊)에 “한유가 작고한 뒤로 그의 말이 널리 행해져서 학자들이 그를 태산 북두처럼 우러러 받들었다.〔自愈沒 其言大行 學者仰之如泰山北斗云〕”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여기서는 한계희(韓繼禧)가 또한 한씨(韓氏)이므로 그를 한유에 비유한 것이다.
[주D-003]대대로 …… 계승했네 : 유항(柳巷)은 고려 말기의 문신 한수(韓脩)의 호인데, 한계희가 바로 한수의 증손(曾孫)이므로 이른 말이다.
[주D-004]지위 …… 보좌했고 : 이공(貳公)은 삼공(三公)의 다음이란 뜻으로 삼공, 즉 재상(宰相)을 보좌하는 찬성(贊成), 참찬(參贊) 등의 관직을 말한다.
[주D-005]초상화는 …… 빛나리로다 : 기린각(麒麟閣)은 한 선제(漢宣帝)가 일찍이 곽광(霍光), 장안세(張安世), 소무(蘇武) 등 공신 11인의 초상(肖像)을 그려서 걸게 했던 전각(殿閣) 이름이다. 초상화가 기린각에 빛난다는 것은 곧 국가에 큰 공훈을 세우고 공신에 책록된 것을 이른다. 《漢書 卷54 蘇武傳》
번역/ 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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